수산물 물가 안정 정책에서 최근 특히 주목되는 흐름은 ‘원물 공급’에서 ‘가공 형태 공급’으로의 확대다. 정부는 단순히 생선이나 냉동 원물을 시장에 푸는 방식에서 나아가, 소비자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한 수산물을 공급함으로써 가격 안정과 소비 편의성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동태포, 자반고등어, 포장멸치 등은 이러한 정책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1. 정책 배경: “원물만 풀어서는 체감 물가가 내려가지 않는다”
정부비축 수산물은 그동안 주로 냉동 명태, 고등어, 오징어 등 원물 중심으로 방출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가계 소비에서는 손질·염장·소포장 등 가공 과정을 거친 제품의 비중이 훨씬 높다. 특히 명절이나 성수기에는 제수용·반찬용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가공 수산물의 수요가 급증한다.
이 때문에 원물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가공 단계에서 비용이 붙으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부담은 크게 줄지 않는 문제가 반복됐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비축 수산물을 활용해 가공품 형태로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확대하게 되었다.
2. 정부비축 수산물 가공 공급의 기본 구조
정부는 사전에 확보해 둔 비축 수산물 원료를 가공업체와 연계해 손질·염장·절단·포장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이를 다시 시장에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원료비 안정, 대량 가공에 따른 단가 절감 효과가 발생하고, 정부가 일정 부분 가격 안정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소비자 판매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즉, ‘비축 → 가공 → 유통’으로 이어지는 물가 안정형 공급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3. 주요 품목별 가공 공급 내용
① 동태포
동태포는 명절 제수용과 찌개·전 요리용으로 수요가 높은 품목이다. 정부는 비축 명태를 활용해 손질·절단된 동태포 형태로 가공 공급함으로써, 소비자가 별도 손질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명절 성수기에 가격이 급등하기 쉬운 동태포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② 자반고등어
고등어는 원물보다 염장 가공품인 자반고등어의 소비 비중이 매우 높다. 정부는 비축 고등어를 활용해 염장·포장 과정을 거친 자반고등어를 공급함으로써, 가공 단계에서 발생하는 가격 상승을 억제했다. 특히 가정용 소포장 제품 중심으로 공급해 체감 물가 안정 효과를 높였다.
③ 포장멸치
멸치는 국물용·볶음용 등으로 일상 소비가 많은 품목이지만, 건조·선별·포장 과정에서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는 비축 멸치를 활용해 용도별로 선별된 포장멸치 형태로 공급함으로써, 소비자가 안정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명절뿐 아니라 평시 물가 안정에도 기여하는 품목이다.
4. 가공 공급 방식의 정책적 효과
첫째, 소비자 체감 가격 인하 효과가 크다. 가정에서 실제 구매하는 형태 그대로 공급되기 때문에 “원물은 싸졌지만 장바구니는 그대로”라는 괴리를 줄일 수 있다.
둘째, 수급 안정성이 높다. 가공품은 저장·유통이 용이해 단기간 수요 급증에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셋째, 중소 수산 가공업체와의 상생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가공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 가공 산업의 기반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5. 한계와 향후 과제
다만 가공 공급 확대에는 가공비·포장비·위생 관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모든 품목을 가공 형태로 공급하기에는 예산과 시설에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향후에는 △소비 빈도가 높은 핵심 품목 중심의 선택적 가공 △지역별 가공 인프라 활용 △장기 비축과 가공을 연계한 시스템 구축이 과제로 남는다.
🧾 맺음말
정부비축 수산물의 가공 공급 정책은 단순한 물량 방출을 넘어, '실제 소비 구조에 맞춘 ‘체감형 물가 안정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동태포, 자반고등어, 포장멸치와 같은 생활 밀착형 품목을 중심으로 한 가공 공급은 명절과 성수기 물가 불안을 완화하고, 국민 식탁의 부담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한다. 앞으로 이 정책이 보다 정교하게 발전한다면, 수산물 물가 안정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