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정보 탐색, 정말 필요한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의 정보에 노출되고 그중 다수는 우리가 능동적으로 ‘탐색’한 것들입니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보는 실시간 뉴스, 중간중간 열어보는 포털 메인,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 커뮤니티 인기 글, 인스타그램 스토리, 쇼핑앱의 특가 알림까지. 정보가 손 안에 있고, 언제든 접근 가능하다는 사실은 처음엔 편리함을 줬지만 이제는 오히려 과잉 상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직장인의 경우, 업무 외에도 ‘계속 정보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큽니다. 회사 메신저, 이메일, 사내 포털, 일정 공유 시스템 등으로 이미 정보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여가 시간까지 끊임없이 불필요한 정보까지 탐색하는 습관은 결국 피로와 무기력만을 남깁니다.
‘정보 탐색’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이 의식적이지 않을 때,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무의식적으로 흡수할 때 발생합니다. 우리는 종종 ‘뭔가를 알아봐야 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스마트폰을 켜고, 포털 검색창에 손을 올리지만 실제로는 목적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이슈에 대해 검색하던 중 무관한 연예 기사나 댓글창에 빠지게 되거나, 단순히 "심심해서" 유튜브 알고리즘이 끌어주는 영상들을 소비하다가 몇 시간을 허비한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정보의 질’과 ‘탐색의 방향’이 나의 관심과 무관한 곳으로 이탈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습관은 우리의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정보 자체에 대한 신뢰도와 판단력을 흐리게 만듭니다. 결국 "많이 아는 것 같은데 본질은 모르는 상태", "계속 보고 있는데 정작 남는 것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과잉에서 벗어나야 할까요? 핵심은 ‘불필요한 정보 탐색 습관’을 인식하고, 자각하는 훈련을 반복하는 데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하루 동안 본 정보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몇 개인지 점검해보는 것입니다. 의외로 대부분의 정보는 하루를 지나면 사라지며, 실제로 나의 삶이나 업무에 유의미하게 기여하지 못합니다. 이 사실을 체감하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적인 정보 탐색에 경각심이 생깁니다. 다음 단계로는, ‘정보를 찾기 전 질문하기’입니다. 예: “지금 내가 이걸 검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정보를 통해 내가 해결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이런 질문은 정보 소비를 목적 기반 탐색으로 전환시킵니다. 또한, 정보의 출처와 신뢰성을 따지는 습관, 뉴스나 SNS 이용 시간을 시간제한 앱으로 관리하는 방식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정보를 끊으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에게 필요한 정보만, 깊이 있게’ 받아들이는 습관을 통해 삶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자는 철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