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보다 중요한 건 일관성: 정보 정리 도구는 하나면 충분하다
디지털 시대에 정보를 정리하는 도구는 넘쳐난다. Notion, Obsidian, Evernote, OneNote, Logseq, Roam Research 등 다양한 플랫폼이 서로 다른 장점과 사용 경험을 제공하며 사용자들의 선택을 유혹한다. 처음에는 기능과 디자인, 동기화 속도, 마크다운 지원 여부 등을 기준으로 여러 도구를 동시에 사용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본질적인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바로 ‘정리 자체가 분산되었다’는 혼란이다. 업무는 Notion에, 일기는 Obsidian에, 메모는 Apple Notes에… 이런 구조는 결국 내가 무엇을 어디에 적었는지조차 헷갈리는 결과를 낳는다. 수단은 늘었지만, 본질적인 목적이었던 정보 통합과 사고의 연결은 오히려 멀어지게 된다. 정보 정리 도구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은 단순화를 넘어, 사고와 기억의 중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도구의 기능보다 중요한 건 ‘사용 습관’과 ‘일관된 구조’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 정리 도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더 좋은 도구’가 나의 정리 습관을 바꿔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Notion의 깔끔한 인터페이스나 Obsidian의 강력한 연결 기반 네트워크는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도구가 아무리 좋아도 사용 습관이 없거나 일관성이 없다면, 그 도구는 결국 또 하나의 디지털 서랍장으로 전락할 뿐이다. 반면, 어떤 하나의 도구를 선택해 정리 원칙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습관을 쌓아간다면, 그 단순한 공간이 나만의 지식 저장소이자 창의적 사고의 거점이 된다. 예를 들어, Notion을 쓰기로 결정했다면 모든 회의 기록, 독서 노트, 일정 관리까지 동일한 구조로 정리해 나가는 것이다. Obsidian이라면 마크다운 기반 텍스트를 활용해 링크와 태그로 정보 간 연결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기능이 아니라 **‘이 도구가 내 머릿속 사고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하나의 플랫폼에 쌓이는 시간의 힘
정보 정리 도구를 하나로 통합하고 장기적으로 운영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도구 자체가 ‘외장 기억 장치’처럼 기능하게 된다. 일관되게 기록된 독서 노트, 회의 메모, 아이디어, 업무 일지 등은 서로 연결되어 새로운 통찰을 낳고, 과거의 생각과 현재의 경험을 연결짓는 브릿지가 된다. 특히 Obsidian과 같은 도구는 시간이 쌓일수록 마치 뇌신경망처럼 연결 구조가 확장되어 가며, 나만의 지식 생태계를 형성해간다. 반면 여러 도구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기록은 분산되고 기억의 연결고리는 끊어진다. 정보의 축적은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반복적인 접근과 연결 속에서 그 가치를 발휘한다. Notion이든 Obsidian이든,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도구에 신뢰를 두고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다. 결국 정리 도구는 외부 환경이 아니라 사용자의 선택과 집중에 의해 가치를 갖는다. 정보 홍수의 시대일수록, 단 하나의 도구에 나의 정보와 사고를 모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디지털 미니멀리즘이자, 창의적 삶의 토대가 된다.